GALLERY WOONG에서는 오는 11월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캔버스를 재구성한 입체적 회화작업을 선보이는 김영주 작가의 개인전 ‘암시와 지시 Connotation/Denotation’를 진행한다. 작년 개인전에이어 올해의 새로운 작업물들을 선보이는 이번 개인전에서는 새로운 시리즈 ‘<Vertices - 지점들>’을 포함하여 총 18점의 신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창작에 있어 특히 보편적 회화에 사용되어 온 규칙과 같은 기존의 조건들을 되짚어 보고 그것들에 역설적인 규칙을 만들거나, 맹목적인 조건을 필연적인 상태로 만드는 식의 방법론을 통해 새로운 회화를 만드는 실험을 지속해온 김영주 작가의이번 신작들에서는 캔버스와 물감은 그것들이 지시하는 물질 그 자체로 다루어진다. 그 안에는 처음 형태에관한 단서, 조각들의 운동 에너지, 이들이 이루는 잠정적상태라는 암시가 담겨 있다. 이 기표와 기의가 가리키는 곳은 작가가 구성한 규칙이다. 그의 작품 세계 안에서 추상과 구상, 회화와 조각 사이를 넘나들던관객은 이내 작가의 다층적인 농담을 알아채고 그 재치 넘치는 구조를 즐기게 된다. 김영주 작가가 작업하는방식은 일종의 알고리즘 조직에 가깝다. 조건을 창작하고 그것이 작용하는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일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복잡한 세상을 재현하는 이미지를 거두고 마치 수학이나 과학의 원리를 설명하듯이 간결한 구조와규칙을 관객에게 건넨다. 관객에게 구체적 서사를 오롯이 전달하는 작품들과는 달리, 김영주 작가의 작품들은 관객의 머릿속, 마음속에 구조를 만들어주고각자의 의미작용을 거쳐 다른 이야기를 생성하도록 돕는 매개체가 된다.
본 전시에서는 김영주 작가의 세 가지 시리즈의 작업물들을 볼 수 있다. 첫번째로는<Weight Painting - 무게회화>시리즈이다. 작가의 ‘무게회화’는 2019년부터 계속 선보여온 시리즈로 공백을 그린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업들이기도 하며, 처음부터 안료의 질량을 제한 해놓고 캔버스의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혹은반대로 뿌려간다. 안료가 소진되면 완성이다. 작품의 제목에안료의 무게가 정확히 표기되어 있지만 일반적으로 쓰지 않는 단위로 인해 모호한 인상을 준다. 그 다음으로<Territory of Matters - 문제의 영역>시리즈는기존에 선보여왔으나 개인전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시리즈로, 작가가 캔버스 조각들을 회전시키고 처음의 형태와달라진 부분을 칠하거나 혹은 칠하지 않고 남겨두는 특징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개인전을 통해서처음 선보이는 <Vertices - 지점들>시리즈에서는네 개의 꼭짓점을 가진 캔버스를 갈라 여러 개의 꼭짓점을 만들고, 조각들이 맞닿으며 만들어낸 선의 형태는조각들의 원래 모양을 내포하는 동시에 움직일 방향을 가리키는 단서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